[목차]
1. ‘1만 킬로미터’의 의미와 북한 인권
2. 정부와 교회의 대응
3. 탈북인들의 재입북 및 순교와 감상
1. ‘1만 킬로미터’의 의미와 북한 인권
‘1만 킬로미터’는 중국을 거쳐 태국까지 연결된 탈북자들의 탈출 루트를 말합니다. 우리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북한 사람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으로 오는 거리는 원래 0km 여야 맞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중국 내 탈북자들의 처참한 상황에 관한 다양한 사례들을 언급합니다. 그 예로 한 여성은 북한을 탈출하자마자 인신매매 조직에게 납치되었고 오지 마을로 끌려가서 강제 결혼을 당한 뒤 10년 넘게 살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처음에는 짐승 취급을 받았으나 집안일과 농사일을 척척 해내고 아들까지 낳자 휴대전화 사용 정도는 가능한 노예 정도로 신분 상승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40살 많은 남편이 정신 질환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여 툭하면 그녀를 때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얼마 후 남편은 저녁 식사를 하다 말고 밖으로 나가더니 몽둥이와 칼을 들고 돌아와 몽둥이로 그녀를 짐승 잡듯이 두들겨 패고는 칼로 복부를 찔렀습니다. 다행히 동네 사람들의 응급조치로 목숨은 구했으나 그녀는 당장 도망치지 않으면 죽겠다는 생각에 한국행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이 여성 외에도 중국에는 수많은 탈북 여성들이 있고 이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나라 정부와 자신이 속해 있는 교회들이 사실상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 점을 지적합니다.
2. 정부와 교회의 대응
저자는 슈퍼맨 목사를 만난 지 얼마 안 되어 배낭여행 중 미국, 유럽의 젊은이들과 함께하게 되었는데 그때 북한 핵이야기와 북한 인권 이야기를 하고는 전 세계가 북한 인권에 힘써야 한다며 열변을 토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외국 젊은이들은 “북한 인권 문제가 그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 앞으로 북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어졌다. 그런데 뭘 알아야 행동할 수 있으니 다음 여행지는 한국으로 정하고 싶다.”라며 한국의 어디서 북한 인권을 공부할 수 있는지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에는 그런 곳이 없었기 때문에 저자는 달리 해줄 말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역대 정부의 책임이 있습니다.
역대정부의 태도를 잘 살펴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김동식 목사의 사례입니다. 김동식 목사는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에서 탈북인들을 돌보다가 김대중 정부 시절 북한 특수 공작원들에게 납치되어 북한으로 끌려간 뒤 심한 고문을 받고 수용소에서 숨을 거둔 분입니다. 이때 김대중 대통령은 김동식 목사의 미망인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평양에서 김정일과 만났을 때에도 김동식 목사에 대한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뒤이은 노무현 대통령은 아예 무반응으로 일관하였고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을 만났을 때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시에는 북한 인권 단체 17곳에서 ‘김동식 목사 유해 송환 운동 본부’를 만들어서 대통령에게 김동식 목사의 유해를 송환해 줄 것과 미망인을 만나서 위로해 줄 것을 촉구했으나 둘 다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 때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습니다.
반면 미국의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20명은 북한이 김동식 목사의 납북과 사망에 관한 ‘완전한 설명’과 ‘성공적 해결’을 해야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내서 북한 정권을 압박했고, 이스라엘 인권 단체 슈랏 하딘은 김동식 목사의 유가족을 대신하여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서 ‘북한 정권은 김동식 목사 유가족에게 3억 3천만 달러를 배상하라.’라는 판결을 받아내었습니다.
한편 저자는 한국 교회 역시 마치 북한 주민들과 탈북인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외면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저자는 오히려 일부 중대형 교회들이 평양이 헐벗고 굶주린 절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에게는 사실상 접근이 금지된 특권층의 도시인 것을 알면서도 북한 선교를 명목으로 평양에 교회, 대학, 병원을 세워주어 김정은 정권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 같다고 합니다. 또한, 저자는 북한 인권 운동을 한다는 선교 단체들 중 상당수 역시 북한의 내부 영상 하나를 구하지 못해 조선족에게 뒷돈을 주고 조작된 북한 영상을 만들어서 한국과 미국, 유립 등에 공개하고는 어마어마한 후원금을 받아 챙기는 식으로 북한 인권을 팔아 장사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3. 탈북인들의 재입북 및 순교와 감상
저자는 탈북인들이 기독교 선교를 위해 재입북하는 경우가 꽤 있다면서 금철이라는 청년의 사례를 듭니다. 금철이는 북한에서 최대 300만 명이 굶어 죽은 것으로 알려진 ‘고난의 행군’ 때 부모가 죽자 중국으로 탈출하였고 거기서 탈북인 100여 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던 슈퍼맨 목사를 만나게 됩니다. 대다수의 탈북인들이 북한에서 심하게 고생한 경험 때문에 북한이라는 말만 들어도 사시나무 떨 듯 몸을 떨며 하루라도 빨리 한국으로 가고 싶어 했던 데 반해 금철이는 다시 북한으로 들어가 북한 주민에게 김일성이 영생불멸하는 신이 아니라는 진실을 알리고 참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야 한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후 금철이는 ‘북한 주민이 지금처럼 김일성을 우상숭배하면 모두 지옥에 간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라며 슈퍼맨 목사의 결사적인 반대를 무릅쓰고 북한으로 돌아가 북한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강도의 고문을 받은 뒤 순교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다가 유대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저자에게 한 질문들을 보고 같은 민족으로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물론 슈퍼맨 목사나 저자를 보면서도 미안함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느끼기는 했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조차 북한 인권의 실상에 대해 들으면 바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궁금해한다는 것을 보고는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같은 기독교 신자로서 무관심한 한국 교회의 모습에 실망했고 탈북인 팔이를 하는 선교단체들의 행태에는 부끄러움과 분노를 동시에 느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주 작은 행동이라도 뭔가 필요한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