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가스라이팅〉 뜻과 가스라이터
2. 실제 모습
3. 치유법
1. 〈가스라이팅〉 뜻과 가스라이터
가스라이팅은 심리적 지배와 조종의 의미를 가지는 단어입니다. 2004년 12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처음 등재되었지만 실제로 그 용어가 만들어진 것은 영국 극작가 패트릭 해밀턴이 1938년에 제작한 연극 〈가스등〉입니다. 이후 1944년 영화 〈가스등〉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 알려졌습니다. 영화 속에서 폴라의 남편 그레고리는 폴라가 스스로 미쳐가고 있다고 믿게 만듭니다. 그레고리가 깜빡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가스등이 폴라에게는 깜빡거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가스라이터는 당신이 한 말로 당신을 공격하고,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당신의 욕구를 부정하고, 당신에게 대안적 사실을 주입하고, 가족과 친구들이 당신에게 등을 돌리게 만듭니다. 가스라이터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당신이 그에게 더 의존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남성 가스라이터가 더 잘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가스라이터는 성별에 상관없이 고르게 분포합니다. 가스라이터에게 조종은 삶의 방식입니다. 긍정적인 목적을 위하여 타인을 조종하는 사람도 있지만(예를 들면 부모가 자녀를 올바르게 행동하게 하기 위하여 조종하는 것) 가스라이터는 다른 사람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조종의 기술을 사용합니다. 가스라이터는 당신이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게 만들고 당신의 현실 감각에 의심을 품게 만듭니다. 그럴수록 그는 당신을 더 많이 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스라이터는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 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에서 지정한 B군 성격 장애의 특성들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B군 성격장애에는 연극성 성격 장애, 자기애적 성격 장애, 반사회적 성격 장애, 경계성 성격 장애가 있습니다. B군 성격 장애는 공통적으로 충동성이라는 특징이 있으므로 가스라이터들도 충동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실제 모습
이 책은 가스라이팅이 연인, 가족, 직장, 정치, 사회, 친구 등 거의 모든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중 연인 관계에서의 가스라이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가스라이터 연인은 연애 초기에 상당히 매혹적입니다. 그는 당신이 홀딱 반했다고 판단하면 갑자기 낭떠러지로 떠밀어 버립니다. 초기의 유혹이 너무 강렬해서 피해자는 관계가 파탄 나더라도 그가 아닌 자신을 비난하거나 예전의 그 완벽한 사람을 되찾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 완벽한 사람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고 가스라이터가 만들어낸 허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피해자는 관계가 파탄 나게 한 것이 가스라이터임에도 불구하고 관계가 파탄에 이른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느낍니다. 이는 가스라이터가 즐겨 쓰는 기술인 ‘투사’ 때문인데, ‘투사’란 자신의 잘못이나 죄책감을 상대방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가스라이터는 연애 초기에는 로맨틱한 행동을 하지만 그 모습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가스라이터에게 섹스는 상대가 아닌 자신만의 쾌락일 뿐이고 상대는 절정으로 가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그리고 가스라이터는 불륜이나 외도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가스라이터는 불륜이 발각되더라도 배우자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기 때문에 바람을 피운 것이라는 등 배우자의 탓을 할 뿐 자신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는 가스라이터의 특징 중 하나인 ‘자아 동조적 행동’ 때문인데 ‘자아 동조적 행동’이란 자기는 정상이고 다른 사람들이 다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피해자가 가스라이터의 이상한 행동들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떠나려고 하거나 떠나게 되면 가스라이터는 ‘후버링’을 하여 피해자를 붙잡으려 합니다. ‘후버링’은 미국의 진공청소기의 명칭으로 마치 도망가는 피해자를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가스라이터는 ‘후버링’ 시기에 연애 초기에 보여주었던 완벽한 모습을 다시 보여주지만 그 지속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만일 피해자가 가스라이터에게 다시 돌아가면 가스라이터는 금방 다시 악랄한 모습을 보여주게 되고, 피해자가 다시 떠나면 가스라이터는 다시 ‘후버링’을 하는 식의 악순환을 거듭하다가 결국 관계가 끝나게 됩니다.
3. 치유법
가스라이터가 초기에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가 상대방의 마음을 완전히 빼앗았다고 판단하면 자신의 악랄한 본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피해자는 심각한 ‘인지부조화’를 느껴 혼란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피해자가 이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가스라이터와의 관계를 끝낼 생각이거나 이미 끝낸 경우 가스라이터의 ‘후버링’으로 인해 피해자는 관계 속에 있을 때보다 더욱 큰 고통을 겪게 되기도 합니다.
피해자는 먼저 가스라이터와의 관계를 끝내야 합니다. 가스라이터와의 관계는 학대적인 관계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관계를 끝낼 때에는 가스라이터와의 메일, 문자, 전화뿐만 아니라 가스라이터의 친구, 부모, 가스라이터와 공통적으로 알고 있던 사람들의 전화, 문자 등 모든 연락을 차단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가스라이터 주변의 가족, 친구 등 가스라이터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 즉, ‘날아다니는 원숭이’들이 가스라이터의 전령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스라이터와 관계를 끝낼 때에는 품위 있게 헤어지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가스라이터와 품위 있게 헤어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가스라이터와 관계를 끝냈다면 피해자는 전문 상담가와의 상담 치료를 통해 자아를 재건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변증법적 행동 치료도 포함되는데 이 치료에서는 불의의 사건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ACCEPT를 사용합니다. 이는 ‘A-활동(Activities) : 불행으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몸을 움직이고 단순한 일을 하는 것, C-기여(Contribute) :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을 통해 주의를 분산시키고 시야를 넓히는 것, C-비교(Comparisons) : 나보다 어려운 상황의 사람들과 나의 삶을 비교해 보거나 감사일기를 작성하는 것, E-감정(Emotions) :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반대로 행동하는 연습을 통해 인간의 감정이 일시적인 것이고, 자신에게 그것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것, P-밀어내기(Push Away) : 내가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 때, 세상을 변화시키는 유능한 나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는 등으로 떠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을 밀어내는 것, T-생각들(Thoughts) :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 활동 대신 사고의 이성적인 측면에 집중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밖에도 산책, 명상, 일기 쓰기, 창작활동, 심호흡, 외출 등이 치료법에 포함됩니다.
그동안 자기애적 성격 장애, 경계선 성격 장애 등에 관한 책들은 성격 장애자의 특징에 관하여 주로 설명하고 관계를 끝내야 한다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피해자가 가스라이터와의 관계를 끝내고 난 후의 회복 방법에 대해서도 매우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피해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